안녕하세요! 🙋🏻‍♀️🙋🏻‍♂️

심평원 본원 근무 상근평가위원 일동, 인사드립니다. 이번에 저희들이 비공식 월간 뉴스레터 의료 질과 환자안전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영어 제호는 Quality and Safety Monthly, unofficial (QSMu)로 지어 보았습니다. 😎)

그간 적정성 평가의 이론적 기초를 함께 다져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첫선을 보입니다. 매달 인사드리겠습니다. 격려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2022. 07. 15. 

권용욱, 김보연, 김양중, 김주형, 노홍인, 최용준 올림

QSMu101: 의료 질 보장? 질 향상!

이 코너는 의료 질과 환자안전의 기본 개념과 이론을 소개합니다. '101'은 미국 대학에서 👩🏻‍🎓 어떤 분야의 개론이나 입문 과정의 교과목 번호로 흔히 쓰인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래요. 즐독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첫 시간에는 의료 질 향상의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 

좋은 의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우리는 질 향상(quality improvement, QI)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원도 여러 문서에서 의료 질 향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요. 한국의 이 분야 학회의 이름도 한국의료질향상학회랍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원래 이 학회의 이름은 한국의료QA학회였습니다. 😮

원래 많이 쓰이던 말은 의료 질 보장 또는 보증(quality assurance, QA)입니다. 그래서 학회 이름에 QA란 말이 들어 있던 거예요. 요즘도 다른 분야에서는 품질 '보증'이라는 말이 쓰이죠. 🔎 보장이나 보증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로는 'assurance' 외에 'guarantee', 'warranty' 따위가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에 100%가 있을 순 없지요. 🙅🏻‍♀️ 불확실성이 큰 의료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의료 질을 보증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오버'이기 쉽습니다. 우리는 의료를 지금보다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조금 어렵게 말하면 의료가 더 나은 건강 결과를 낳을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뿐 완벽한 의료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질 향상이 더 정확한 용어겠지요?

그 밖에 비슷한 용어로 질 경영과 질 관리가 있습니다. 질 관리는 영어로 'quality control (QC)'이라고 하는데요, 제조업 등 의료 분야 바깥의 산업에서는 많이 쓰이는 용어예요. '품질 관리'라는 말을 들어 보셨죠? 그런데 한국어 '관리'도 그렇고 영어 'control'도 그렇고 의료인이 관리 대상이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 의료인들이 이 말을 다소 불편해 하는 이유입니다. 요즘도 한국 문헌에서는 '의료의 질 관리'라는 말을 곧잘 볼 수 있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질 경영(quality management, QM)을 의료 분야에서 쓰는 경우가 한국에서는 드물어요. 꽤 오래전에 나온 번역서 중에 <의료의 질 경영 따라잡기> 정도가 기억납니다. (낸시 그레이엄의 원서 제목에는 'management'가 없는 것이 함정 ㅎ) 경영은 전통적으로 비용 관리를 중시하죠. 💰 그래서 질 경영이라는 말은 저비용 의료에 상응하는 질적 수준과, 고비용 의료에 상응하는 질적 수준이 따로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란, 특히 필수 의료란 그런 것이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의 결론: 의료 질 향상과 비슷한 여러 용어가 있지만 질 향상이 가장 적절!

참고 문헌 Donabedian A. An introduction to quality assurance in health car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p. xxiii-xxiv.

P. S. 미국품질협회는 품질 보증과 품질 관리를 조금 다르게 봐요. 의료가 아닌 일반적인 차원에서는 이렇게 볼 수 있고 타당합니다. 

이 코너는 우리가 하고 있는 적정성 평가 항목과 관계 있는 연구 문헌을 소개합니다. 문헌의 서지 사항을 제시하고 초록을 번역하며 촌평을 하는 것으로 구성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고혈압은 2022년 기준 37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항목 중 하나입니다. 고혈압 평가 지표는 다섯 개인데 그중 둘(처방일수율, 처방지속군 비율)이 처방 지속성에 관한 것입니다. 처방 지속성을 보는 이유는 투약 충실성(adherence)을 직접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처방 지속성을 평가하는 까닭은 평가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투약 충실도 향상을 위한 것입니다. 적정성 평가가 건강 결과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그 연결 고리인 투약 충실도 향상 전략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고혈압 환자의 투약 충실도 향상 전략입니다. 

Izeogu C, Kalinowski J, Schoenthaler A. Strategies to improve adherence to anti-hypertensive medications: a narrative review. Curr Hypertens Rep. 2020 Nov 9;22(12):105.

목적 투약 충실성은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에 중요하지만 고혈압 환자 절반은 투약 충실도가 낮다. 우리는 이 종설에서 지난 3년간 출판된 고혈압 환자 투약 충실도 향상 중재 연구를 기술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1,593편의 논문을 찾고 그중 163편을 선별하여 고찰한 결과, 42편이 포함 기준을 충족하였다. 이들 연구의 중재는 ① 약물요법 단순화(예를 들어 고정 용량 복합제), ② 이헬스 도구(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 리마인더), ③ 행동 카운슬링(예를 들어 동기화 면담), ④ 의료시스템의 변화(예를 들어 환자중심 메디컬 홈), ⑤ 환자교육, ⑥ 다요소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 ⑦ 가정 혈압 모니터링, ⑧ 재정적 유인 등 여덟 개의 범주로 분류되었다. 그중 약물요법 단순화, 이헬스 도구, 환자교육, 행동 카운슬링 전략을 활용한 연구가 긍정적 결과를 보고할 가능성이 컸다. 

요약 환자의 행동을 타깃으로 삼은 중재가 의료제공자나 의료시스템을 타깃으로 삼은 중재에 비하여 투약 충실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헬스 도구는 행동 중재의 효과 개선에 가능성을 보였다. 검토 대상 연구의 주요 제한점은 연구 기간이 짧고 투약 충실도를 자가 보고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중 투약 충실 행동(예를 들어 매일 투약의 지속)을 타깃으로 삼고 여러 종류의 증거 기반 전략을 결합한 복합 중재가 투약 충실도 향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탐색해야 한다. 

촌평

1.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구사하는 투약 충실도 향상 전략은 모두 여덟 가지다. 이는 타깃에 따라 다시 세 그룹, 즉 환자, 의료제공자, 의료시스템 중재로 분류할 수 있다. 
2. 이 논문은 전통적인 종설(narrative review)이라 하지 않았으나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 연구에서는 검토 대상인 개별 연구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AMSTAR)
3. 투약 충실도 향상을 위하여 의료 질 향상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건강보험 조직은 급여 설계와 보수 지불, 적정성 평가 등 건강보험 본연의 역할에 더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