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Mu #13 발암물질 선정 평가와 적정성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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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선정 평가와 적정성 평가
김양중(상근평가위원)
개인적으로 최근 들은 보건 분야 뉴스 가운데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바로 아스파탐 발암 논란이었습니다. 섭취 열량은 거의 0이면서 설탕을 넣은 것처럼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이 예전부터 종종 마시던 막걸리는 물론 최근에 곧잘 챙겨 먹는 제로(0) 칼로리 음료수에도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발암 가능성에 대해 아스파탐보다 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해 발암물질 1군에 속하는 술(알코올)을 마시면서 이번에 2B군에 포함된 아스파탐에 놀라느냐는 말도 많았습니다. 참고로 1군에 속하는 것들은 석면이나 벤젠, 플루토늄, 담배, 엑스선처럼 이름만 들어도 발암물질로 보이는 것들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젓갈,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 식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의 음식인 김치도 2B군으로 분류되어 있어 좀 놀라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치를 덜 짜게 만들어서 먹어야 한다는 권고도 나옵니다. 1군에는 또 미세먼지나 햇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시지, 젓갈, 햄 등과 같이 흔히 먹는 식품이 1군에 포함된 것들을 보면 발암물질 1군도 ‘뭐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2B군에 속하는 아스파탐은 더 위험성이 낮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분류 안에 포함된 데에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나 실험동물 연구, 그리고 발암 기전을 밝힌 연구 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유럽 여러 나라의 인구 48만 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일주일에 아스파탐이 포함된 음료를 하나 더 마실 때마다 간암 발생 위험이 6% 높아졌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6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에서 당뇨가 있는 경우 아스파탐이 든 음료를 하루 한 번 더 마시면 간암 발생 위험이 13% 증가했다고 합니다.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러 국제기구에서는 아스파탐을 섭취할 때 특별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며 다만 일일 섭취허용량을 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일부에서는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되도록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지만, 또 다른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섭취 허용량 기준을 넘지 않으면 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이 든 음료를 먹을 겁니까? 말 겁니까? 참고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위험성을 평가한 것은 1000개가량 된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살면서 접하는 수없는 물질이 발암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도 현재는 잘 모릅니다.
이쯤 되면 ‘그런데 이 아스파탐이 적정성 평가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입니까?’라는 질문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발암 가능성을 평가하는 국제암연구소(IARC)는 어떻게 발암물질을 선정할까요? 충분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 실험동물 연구, 발암 기전을 밝힌 연구 등을 모아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등을 평가해 위험군을 나눕니다. 1군이면 더 위험한 발암물질이라는 뜻이기보다는 2군에 속하는 것들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더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2군에는 특정 제초제처럼 이름만 들어도 발암물질 같아 보이지만, 그리고 김치보다 더 위험해 보이지만 과학적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여기에 속해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발암물질 등 질병의 원인을 밝히는 역학 연구를 하다 보면 인과성을 흔들 수 있는 bias, confounding, chance와 같은 요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적정성 평가는 평가 지표가 크게 세 영역으로 분류됩니다. 구조, 과정, 결과이지요. 대체로 결과 지표가 의료 질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의료 소비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bias, confounding, chance와 같은 요소들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병원에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는데도 중증 환자가 별로 없는 의료기관보다 결과 지표가 나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점은 구조든 과정이든 결과 지표든 ‘어떤 지표의 점수를 높이면 실제로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가’입니다. 구조 지표인 의료 인력을 더 확보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지 아니면 꼭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면 질이 더 높아지는지 등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국제암연구소가 많은 연구 결과를 모아 발암물질을 분류하듯이 적정성 평가에서도 각 지표가 실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환자의 건강 향상과 생명 연장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필요하며, 좀 더 연관성이 클수록 우선순위에 두는 그런 방향성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변화하고 있는 의료 환경에 맞게 그런 연구와 지표의 개선도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2023. 7. 19.) P. S. 그래서 아스파탐이 든 막걸리나 음료수를 계속 마실 거냐고요? 아스파탐이 들어있지 않은 막걸리는 맛이 좀 밍밍하고 또 비싸기도 해서 양을 좀 줄여서 마셔볼까 합니다. 아스파탐이 든 음료수는 당분이 들어 열량이 높은 음료수보다는 나을 것 같아 여전히 먹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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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Mu101: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⑴
최용준(상근평가위원)
이 코너는 의료 질과 환자안전의 기본 개념과 이론을 소개합니다. ‘101’은 미국 대학에서 👩🏻🎓 어떤 분야의 개론이나 입문 과정의 교과목 번호로 흔히 쓰인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라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우리는 의료 질 평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적정성 평가 현황 및 계획』을 보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항목이 37개, 예비 평가 항목이 3개입니다. 또 평가 항목 중 💊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은 세부 항목이 18개에 이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란 질문은 다소 엉뚱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우리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의료 질 ⚖️ 평가가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료 질뿐 아니라 질 평가 자체도 지속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평가가 필요한데 아직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 있을 테고, 이제 더 이상 평가하지 않아도 될 텐데 여전히 평가 대상인 것도 있겠습니다. 이것을 가려내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란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도나베디언은 이 🙋🏻♀️ 질문에 답하려는 이들에게 기준을 제시합니다. (원래 그는 의료 질 모니터링 대상의 우선순위 결정 기준에 관하여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을 상대로 이야기하였습니다. 그의 논의를 우리가 하는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 대입하여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하나는 환자의 후생 또는 복지(welfare)라는 관점에서의 중요성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질 평가를 하는 기관의 관심사입니다. 마지막 기준은 질 평가의 실행 가능성입니다. 오늘은 첫 번째 기준을 살펴봅니다.
😷 환자의 복지 또는 후생이라는 관점에서 질 문제의 중요성은 네 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 그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 수행 오류나 실패가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 그러한 수행 오류나 실패가 발생하면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
- 문제의 오류나 실패는 다소 쉽게 교정될 수 있다.
즉 자주 발생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교정 가능한 문제를 질 평가 대상으로 삼자는 것입니다. 👨🏻⚕ 전공의 때 선생님이 “양적으로 많고 건강상의 위해가 크며 비용 지출이 큰(high volume, high risk, high cost) 의료 서비스가 관리 대상이 된다”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이것은 도나베디언의 이야기와 통하지요. 지역사회 보건사업 기획 대상 건강 문제의 우선순위를 ‘문제의 크기와 심각성, 해결 가능성’에 따라 결정한다는 Pickett과 Hanlon의 우선순위 평정 공식도 떠오릅니다.
37개의 평가 항목과 3개의 예비 평가 항목. 우리가 평가하는 🏥 의료 서비스는 처음에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었고, 지금은 문제의 크기와 심각성, 해결 가능성 면에서 어떤 상태에 있을까요? 그 이력은 잘 기록되고 관리되며 최신화되고 있을까요?
오늘의 결론: 의료 질 평가 대상은 환자의 후생이나 복지에 중요한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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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속 적정성 평가: 미국의 의료 질 평가 역사 ⑹, 의료기관 인증 제도 1부
김남순(상근평가위원)
이 코너는 우리가 하고 있는 적정성 평가 항목과 관계 있는 연구 문헌을 소개합니다. 문헌의 서지 사항을 제시하고 초록을 번역하며 촌평을 하는 것으로 구성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우리는 의료 질 평가 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의료 질에 대한 선진국 역사와 최근 변화를 고찰한다면 미래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미국 의료 질 평가 역사를 시리즈물로 정리하고자 한다.
그간 미국 의료 질 관리 시스템이 정착하는 시기를 일차적으로 정리하였고 그 이후에는 주요 기관인 Quality Improvement Organizations (QIOs),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 (AHRQ)를 다루었다. 이제부터는 의료 질과 연관성이 높은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는데 여기에는 의료기관 인증(accreditation) 제도,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s (ACOs), 의료 질에 대한 보상 등이 포함된다.
의료기관 인증 제도는 2회에 걸쳐 다룰 예정인데, 이번 호에서는 인증의 개념과 함께 미국 인증 제도의 역사와 특징을 살펴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의료기관 인증에서 사용하는 지표 시스템과 CMS의 질 평가 사업과의 연관성을 다루고자 한다. 이 글은 국내 상황에 참고하기 위한 것으로 인증 제도 자체의 효과나 한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참고 문헌은 다음과 같다.
- 이상일. 의료기관 인증제도의 현황과 과제. 보건행정학회지. 2018;28(3):251-256.
- Mate KS, Rooney AL, Supachutikul A, Gyani G. Accreditation as a path to achieving universal quality health coverage. Global Health. 2014 Oct 17;10:68. https://doi.org/10.1186/s12992-014-0068-6
- Viswanathan HN, Salmon JW. Accrediting organizations and quality improvement. Am J Manag Care. 2000;6(10):1117-1130.
- Health care accreditation and quality of care: exploring the role of accreditation and external evaluation of health care facilities and organization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2. 44 p.
- Wadhwa R, Boehning AP. The Joint Commission. [Updated 2023 Mar 16]. In: StatPearls [Internet]. Treasure Island (FL): StatPearls Publishing; 2023 Jan-.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57846/
- Busse R, Klazinga N, Panteli D, et al., editors. Improving healthcare quality in Europe: Characteristics, effectiveness and implementation of different strategies [Internet]. Copenhagen (Denmark): European Observatory on Health Systems and Policies; 2019. (Health Policy Series, No. 53.)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49276/
- Encyclopedia of Health Services Research. Thousand Oaks (CA): SAGE Publications, Inc; 2009. Joint Commission.
의료기관 인증 제도란?
인증 제도는 의료 질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서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인증 과정은 정해진 기준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조사를 통해 의료기관에게 개선 방향을 권고하는 것이지만 국가 혹은 지역에 따라 조사 프레임이나 접근 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 국제의료질관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 ISQua)에서는 의료기관 인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의료 및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자가평가 및 외부 동료평가 과정이며 해당 의료 및 사회복지 기관의 성과 수준을 사전에 정립된 표준에 따라 정확하게 평가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하는 것이다(A self assessment and external peer review process used by health and social care organizations to accurately assess their level of performance in relation to established standards and to implement ways to continuously improve the health or social care system).
세계보건기구를 포함한 국제기구에서는 의료기관 인증을 독립적인 외부 기관(공공기관, 영리 혹은 비영리 민간기관 포함)이 의료기관의 역량과 성과 수준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독립된 외부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다음과 같은 조직 특성을 갖춘 것으로 기대한다.
- 안전하고 양질의 의료에 대한 책임성
- 국가 표준에 따라 측정 혹은 조사된 서비스 제공
- 질 개선 이니셔티브를 조정하는 통합된 프레임 생산
-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작업과 개선이 필요한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시스템
- 환자안전 문화 및 지도력(stewardship)과 같은 핵심 요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에 부응하는 진료 과정과 개선 절차가 세팅되어 지속적 질 향상 가능
한편 외부 평가에는 의료기관 인증 제도와 함께 certification, licensing (인가) 제도가 있는데 인증 제도와 유사한 점이 있으나 목적과 절차, 범위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제도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 Certification: 권위 있는 정부 혹은 비정부 기관이 개인 혹은 기관, 객체(object) 혹은 과정이 사전에 정해진 요구 사항 혹은 실행 기준을 충족했는지에 관해 평가하는 것으로 법적 조항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의 certification은 반복 과정은 아니며, 전형적으로는 인증보다는 적고 licensing보다는 많은 기준을 포함한다.
- Licensing: 정부 기관이 개인 혹은 기관이 의료적 직업 혹은 전문직으로 서비스를 제공 혹은 관여할 수 있는 공식적 허가에 대한 것이다. Licensing은 의료기관, 시설 및 개인이 최소 기준을 충족했음을 보장하는 것이다. Licensing은 의무 사항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개인 혹은 의료기관은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의료기관 인증 제도의 역사
의료기관 인증 제도의 기원은 미국에서 시작된다. 어니스트 코드만(Ernest A. Codman)의 ‘end result system of hospital standardization’이 단초가 되었으며, 1917년 미국외과학회(American College of Surgeons, ACS)가 개발한 병원 표준화 프로그램이 공식적 기원으로 간주된다. 이 프로그램은 해당 병원이 외과 수련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ACS의 병원 표준화 프로그램은 여러 임상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그룹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였으며, 이는 1951년 Joint Commission on Accreditation of Hospital (JCAH) 설립으로 이어졌다. JCAH는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미국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증기관으로 자리를 잡았고 현재는 The Joint Commission (TJC)로 불린다. 미국에는 TJC 외에도 다양한 인증기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적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 (AOA)의 Healthcare facilities Accreditation Program (HFAP): HFAP 초기에는 정골(osteopathic) 병원부터 시작하여 급성기 병원, 병원 검사실, 외래수술센터 등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 이후 Accreditation Commission of Healthcare (ACHC)의 인증 프로그램과 병합
- National Committee for Quality Assurance (NCQA): 건강보험, 정신건강 관리의료 조직(managed behavioral healthcare organization), 일반 관리의료 조직,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s
- URAC (Utilization Review Accreditation Commission): 사례 관리, 보험급여 청구 과정, 질병 관리, 약물치료 관리, 의약품 급여 관리
의료기관 인증 제도는 미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영국에서는 1989년 국가적 인증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으며 이후 많은 국가에서 인증 제도를 도입하였다. 여러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도 보편적 의료보장을 위한 의료개혁 과정에서 질 개선 전략으로 인증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상일(2018)이 대한병원협회가 1981년 시작한 병원 표준화 사업을 인증 제도의 시작으로 본다고 하였다. 이후 정부 차원에서도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가 추진되었으며, 2010년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설립으로 이어졌다.
The Joint Commission
전 세계적으로 의료기관 인증을 대표하는 기관은 TJC이며 이 기관의 설립과 변화 과정 자체가 인증 제도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기술한 대로 TJC 창립 당시는 병원 인증이 주된 사업이었으므로 JCAH라고 하였으나 의료서비스가 복잡하게 분화하여 의료기관 유형도 다양해짐에 따라 1987년 JCAHO (Joint Commission on Accreditation of Healthcare Organizations)로 개칭되었다. 2007년부터는 기관명을 간결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TJC로 부르고 있다.
TJC는 2000년 기준 미국 내 약 2만 개 의료기관을 인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인증 대상은 급성기 병원을 비롯하여 다양한 의료기관 혹은 서비스 프로그램을 포괄하고 있으며 한 번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2년 혹은 3년 간격으로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의료기관 인증에는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하는 조사가 필수적 요소인데, TJC는 약 천 명 규모의 조사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JC와 협력하고 있는 의료단체는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 American Dental Association (ADA), American Hospital Association (AHA),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 등이 있다.
TJC 의료기관 인증 프로그램은 설립 초기에는 의료기관에 최소 기준을 요구하였으나 1966년 적정 기준을 충족하도록 개정되었다. 또한 의료기관이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면서 인증 대상에 외래 진료, 호스피스 등을 포함하게 되었다. 1970년대 들어 진료 지침을 포함한 의료 질 측정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TJC는 비공식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객관적이고 타당한 기준을 사용하고자 하였으며, 1979년부터는 병원의 전반적인 활동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TJC는 의료기관 역량보다 실질적 성과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병원 인증 매뉴얼을 개정하였다. TJC는 인증 제도에 대한 개선 전략으로서 1994년부터 ‘Agenda for Change’를 추진하였는데, 이와 같은 변화의 핵심은 성과지표가 인증 과정에 포함된 것이다. 이후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ORYX 지표 시스템이 개발되었고, 2002년 처음으로 인증 대상 병원에서 해당 지표가 수집되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TJC는 대중이 의료기관의 성과보고서를 찾아볼 수 있는 ‘Quality Check’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TJC 의료기관 인증 활동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나타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환자안전을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TJC는 1996년에 Sentinel Event Policy를 채택하였는데, 이후 의료기관이 환자안전 관련 의료과오나 이상 사건을 스스로 보고하는 방식 등으로 수정되었다. 또한 TJC는 환자안전에 대한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기도 하였다.
의료기관 인증 제도의 활용
미국 의료기관 인증 제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연방정부나 주정부 제도 혹은 정책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의료기관이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비를 상환받기 위해서는 연방 규제에 의해 설정된 참여 조건(conditions of participation, CoPs) 혹은 급여 조건(conditions for coverage, CfCs)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했다는 인정은 연방정부(예: CMS)를 대신한 주정부 기관이나, CMS가 인정한 인증기관(예: TJC)의 조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CMS는 TJC의 의료기관 인증이 메디케어 프로그램 요구 사항과 조사 기준에 합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TJC로부터 “deemed status”를 인증받은 기관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TJC로부터 “deemed status”로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유형과 인증(accreditation or certification) 가능 서비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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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MS는 인증받은 의료기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경우 혹은 무작위로 TJC가 인증한 기관에 대한 검증 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 TJC는 인증받은 의료기관 보고서를 CMS에 제출하며, CMS의 타당도 검증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주정부는 TJC 인증(accreditation and certification)을 의료기관 licensing (인가) 과정에 필요한 검증이나 계약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촌평
- 의료기관 인증 제도는 ACS의 외과 수련을 위한 병원 표준화 프로그램 개발로 시작되었으며, 1951년 독립된 인증기관으로 TJC가 설립된 이후 의료기관 인증 제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TJC의 의료기관 인증 프로그램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변화 혹은 특성은 다음과 같다.
- 의료기관이 충족해야 할 평가 기준이 최소 기준에서 적정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변화되었으며, 의료기관의 구조나 잠재적 역량보다 실제 활동과 중재 결과를 강조하게 되었다.
- 의료기관 활동 전반에 대한 객관적, 지속적 평가를 추구하고 있으며 ORYX 지표 시스템을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 의료기관 인증 과정에서 환자안전에 관한 이슈가 중요 영역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 미국에서 의료기관 인증은 의료 제도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CMS는 TJC의 기준과 조사 과정이 메디케어 프로그램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TJC의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에 대한 진료비 상환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 간주되며, 주정부 차원에서는 TJC 인증을 의료기관 인가(licensing) 과정에 포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핵심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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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1979, the Joint Commission developed a new systematic quality assurance that focused on hospital-wide assessment activities, including monitoring and evaluation of all aspects of patient care and problem identification.
- ORYX is a tool used by healthcare organizations to evaluate their ongoing healthcare performance and to inform them of their 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efforts, In July, 2002, the first ORYX measures on accredited hospitals were collected.
- Healthcare organizations that achieve Medicare certification through a Joint Commission “deemed status” accreditation are determined to meet or exceed Medicare/Medicaid requir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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